메디컬투데이=김준수 기자] 폭염은 어느 정도 지나갔지만 아직까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수면장애 환자가 많다. 수면장애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데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면 부족 국가로 각종 질환이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수면장애 외래환자 수가 이미 70만명을 넘어섰다. 2016년 약 50만명과 비교하면 5년 새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병원을 찾지 않은 잠재적 환자까지 고려하면 그 증가세는 훨씬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수면장애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숙면에 방해를 받는 상태를 뜻한다. 여기엔 적정 시간 이상 잠을 잤는데도 낮에 졸리거나 제정신이 들지 않아 정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포함한다. 즉 숙면은 충분한 수면량 못지않게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잠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이 차지할 만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란 의미로 피로회복과 재충전은 물론, 호르몬 분비와 면역력 강화, 기억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을 맡고 있다. 실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당장 잠이 모자라 졸리며 집중력, 업무능률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피로, 피부 노화, 탈모, 불면증, 성 기능 저하 등 각종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뇌세포를 손상시켜 인지장애 또는 치매를 유발하거나 뇌졸중, 고혈압, 협심증 등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률을 높인다고 밝혀졌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자다가 자주 깨거나 낮에 피로감과 졸림 증상이 심하면 조기에 그 원인을 찾아내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은 상당히 많다. 일시적 요인으로 과로나 스트레스, 음주를 꼽을 수 있다. 또 불면증, 기면증, 우울증 등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수면장애, 코골이나 코막힘, 수면무호흡증, 렘수면행동장애와 같이 환자 스스로 알아채기 어려운 원인도 다양하다. 후자일 때 조기 발견이 어려워 더욱 문제가 된다.
이럴 때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가장 표준화된 수면장애 진단검사로 내가 잠을 제대로 자고 있는지, 수면장애 여부와 수면의 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 수면다원검사는 렘수면 장애, 수면 중 무호흡 종류와 빈도, 코골이, 심전도, 산소포화도, 뇌파나 근육 움직임, 수면습관 등 개인별 수면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밖에 증상에 따라 비 내시경 등 이비인후과적 검사, 다중수면잠복기 검사 등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주원인이라면 수면 시 호흡을 원활하게 만드는 구강 내 삽입장치 또는 양압기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대신 비만이 있으면 치료가 어려우므로 체중 감량을 먼저 권장한다.

잠을 자주 깨거나 잘 수 없다고 수면제로 해결하려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되므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 불면증은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생체시계를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피로해도 낮잠은 15분 이내로 제한하고 저녁 시간에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 폭음, 흡연, 과도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또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사용이나 TV 시청 습관은 반드시 고치는 것이 좋다.

부산이비인후과의원 권병우 원장은 “수면장애 환자가 해가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정부에서 수면검사나 수면장애 치료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늘리고 있다. 그만큼 정상적인 수면이 건강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므로 조기에 수면장애를 개선하려는 환자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