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한국인 환자에 투여했더니… 절반이 인지기능 좋아지거나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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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6-05-21 09:09본문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등장은 치매 ‘증상 완화’ 중심 시대에서 ‘원인 치료’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기존 약물이 기억력 저하나 행동 증상을 일시적으로 늦추는 수준이었다면,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첫 세대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의료계는 한국인 환자에서 레켐비가 어떤 효과와 부작용 양상을 보일지 주목해 왔다. 국내 병원에서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레켐비 투여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팀은 국내 시판 이후인 2024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한 레켐비 치료 경과를 발표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72.9세였고, 약 79%는 임상치매척도(CDR) 0.5 수준의 초기 환자였다. 즉 기억력 저하가 시작됐지만 일상생활은 어느 정도 가능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단계였다.
1년 이상 치료를 유지한 환자 57명을 강성훈 교수팀이 분석한 결과, 간이인지기능검사(MMSE) 점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좋아진 환자가 53%였다. 또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점수가 악화되지 않은 환자도 55%였다. 특히 치매 초기 단계 환자일수록 인지 저하 속도가 더뎠다. 강 교수는 “레켐비가 기억력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기적의 치료제’는 아니지만, 절반 이상에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레켐비는 큰 부작용 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약 22%에서 발열, 피로감,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났지만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첫 투여 때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후 치료가 반복될수록 빈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레켐비 치료에서 의료진이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것은 뇌에서 아밀로이드가 제거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뇌 이상 반응이었다. MRI 추적이 가능했던 146명을 살펴본 결과, 뇌 부종 계열은 4.8%, 미세 출혈 계열은 9.6%에서 나타났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했다.
다만 치료 대상이 제한적이다.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환자에게 효과가 기대되고, 이미 뇌세포 손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레켐비는 정맥주사 형태로 2주마다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정기적인 MRI 검사도 필요하다. 18회 투여 기준으로 환자가 부담하는 약값만 4000만~5000만원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레켐비 등장이 치매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치매 진료는 증상이 악화된 뒤 대응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치매 위험군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초기 단계부터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치료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gmail.com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팀은 국내 시판 이후인 2024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한 레켐비 치료 경과를 발표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72.9세였고, 약 79%는 임상치매척도(CDR) 0.5 수준의 초기 환자였다. 즉 기억력 저하가 시작됐지만 일상생활은 어느 정도 가능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단계였다.
1년 이상 치료를 유지한 환자 57명을 강성훈 교수팀이 분석한 결과, 간이인지기능검사(MMSE) 점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좋아진 환자가 53%였다. 또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점수가 악화되지 않은 환자도 55%였다. 특히 치매 초기 단계 환자일수록 인지 저하 속도가 더뎠다. 강 교수는 “레켐비가 기억력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기적의 치료제’는 아니지만, 절반 이상에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레켐비는 큰 부작용 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약 22%에서 발열, 피로감,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났지만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첫 투여 때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후 치료가 반복될수록 빈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레켐비 치료에서 의료진이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것은 뇌에서 아밀로이드가 제거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뇌 이상 반응이었다. MRI 추적이 가능했던 146명을 살펴본 결과, 뇌 부종 계열은 4.8%, 미세 출혈 계열은 9.6%에서 나타났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했다.
다만 치료 대상이 제한적이다.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환자에게 효과가 기대되고, 이미 뇌세포 손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레켐비는 정맥주사 형태로 2주마다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정기적인 MRI 검사도 필요하다. 18회 투여 기준으로 환자가 부담하는 약값만 4000만~5000만원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레켐비 등장이 치매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치매 진료는 증상이 악화된 뒤 대응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치매 위험군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초기 단계부터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치료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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