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L 콜레스테롤 중요성…100세 막는 치매 예방 길 여는 핵심 열쇠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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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21-04-26 09:12본문
온 인류가 ‘행복한 100세 시대’를 이야기한다. 의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품을 수 있는 기대다. 일부에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큰 걸림돌이 남아 있다. 치매(癡呆)가 인류의 여유롭고 안락한 노후를 가로막고 있다. 치매 환자는 급속히 늘고 있고 연령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치매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8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약 10%는 45세에서 65세 미만 연령에서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다. 특히 치매 전 단계이자 치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10년 전보다 환자 수가 약 10배 늘었다. 이 가운데 20%는 65세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치매는 아직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 현존하는 치료제는 증상 완화에 머물고 있다. 치매는 여전히 예방이 최선이다.
치매의 예방이 강조되면서 전문가들은 고혈압에 주목한다. 심뇌혈관 질환의 주범인 고혈압을 치매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고혈압이 노년 치매를 일으킬 수 있으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도 고혈압 진료지침(2018)에 “성인 고혈압 환자의 인지기능 장애 및 치매 예방을 위해 고혈압 치료를 고려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치매가 얼마나 고혈압과 연관이 깊은지는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라질 연구팀은 고혈압과 전 단계 고혈압을 진단받은 7063명을 대상으로 약 4년에 걸쳐 혈압과 인지기능 저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피험자들은 두 차례에 걸쳐 혈압 측정, 기억력 및 언어 유창성 검사, 인지기능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고혈압 유병 기간과는 상관없이 55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들은 인지기능 검사와 기억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55세 미만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기억력 테스트의 점수가 낮았다. 연구팀은 “고혈압과 전 단계 고혈압이 모두 인지기능 저하의 예측 인자이며, 치매와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혈압 조절이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혈압이 뇌 손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40~69세의 영국인 3만7000여 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분석해 혈압이 상승하면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 손상 범위가 커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십억 개의 신경섬유로 구성된 뇌의 백질 부위가 손상되면 전반적인 인지기능·수행기능·처리속도가 급격하게 저하된다.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정상 범위(120㎜Hg 이하)에서 10㎜Hg 높아질 때마다 백질의 손상 부위가 약 13% 늘어나고, 이완기 혈압이 5㎜Hg 높아질 때마다 손상 부위가 약 11% 늘어나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50세 이전 참가자들의 경우 이완기 혈압의 상승이 뇌 손상과 큰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은 “전 단계 고혈압이라고 할지라도 노년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50대 이전에는 이완기 혈압을, 50대 이후에는 수축기 혈압 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상관관계를 다룬 논문들에 대한 호주 연구진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중년의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었던 사람들의 노년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8% 높았다. 특히 중년의 수축기 혈압이 160㎜Hg 이상이었던 사람들의 발병 위험은 25%까지 높아졌다.
반대로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정말로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진은 당뇨와 치매, 뇌경색 등이 없는 8563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혈압 조절을 한 사람(목표 혈압 120㎜Hg 이하)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발병률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한 사람들의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9% 낮았다. 특히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합한 발병률은 15% 낮았다. 이 연구결과는 중년기부터의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면 고혈압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치워 혈관 내피를 보호해 ‘콜레스테롤 청소부’로 불린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이 가진 항산화·항염증 기능을 통해 혈관 손상을 줄임으로써 고혈압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정상 혈압인 3988명을 10.7년간 추적 관찰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이 발병한 사람들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51㎎/dL인 반면, 고혈압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들의 수치는 54.5㎎/dL로 더 높았다. 또한 나이와 성별을 보정한 결과,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이 최대 38%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압 조절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도움된다. HDL 콜레스테롤은 치매 발병률의 약 2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 게다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HDL 콜레스테롤이 뉴런 세포막의 나쁜 콜레스테롤 양을 줄임으로써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생산을 억제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은 치매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와 직접 결합해 이 단백질이 뇌에 쌓이지 않고 플라크를 형성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치매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8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약 10%는 45세에서 65세 미만 연령에서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다. 특히 치매 전 단계이자 치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10년 전보다 환자 수가 약 10배 늘었다. 이 가운데 20%는 65세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치매는 아직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 현존하는 치료제는 증상 완화에 머물고 있다. 치매는 여전히 예방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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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매의 강력 위험인자
치매가 얼마나 고혈압과 연관이 깊은지는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라질 연구팀은 고혈압과 전 단계 고혈압을 진단받은 7063명을 대상으로 약 4년에 걸쳐 혈압과 인지기능 저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피험자들은 두 차례에 걸쳐 혈압 측정, 기억력 및 언어 유창성 검사, 인지기능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고혈압 유병 기간과는 상관없이 55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들은 인지기능 검사와 기억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55세 미만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기억력 테스트의 점수가 낮았다. 연구팀은 “고혈압과 전 단계 고혈압이 모두 인지기능 저하의 예측 인자이며, 치매와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혈압 조절이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혈압이 뇌 손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40~69세의 영국인 3만7000여 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분석해 혈압이 상승하면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 손상 범위가 커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십억 개의 신경섬유로 구성된 뇌의 백질 부위가 손상되면 전반적인 인지기능·수행기능·처리속도가 급격하게 저하된다.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정상 범위(120㎜Hg 이하)에서 10㎜Hg 높아질 때마다 백질의 손상 부위가 약 13% 늘어나고, 이완기 혈압이 5㎜Hg 높아질 때마다 손상 부위가 약 11% 늘어나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50세 이전 참가자들의 경우 이완기 혈압의 상승이 뇌 손상과 큰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은 “전 단계 고혈압이라고 할지라도 노년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50대 이전에는 이완기 혈압을, 50대 이후에는 수축기 혈압 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상관관계를 다룬 논문들에 대한 호주 연구진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중년의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었던 사람들의 노년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8% 높았다. 특히 중년의 수축기 혈압이 160㎜Hg 이상이었던 사람들의 발병 위험은 25%까지 높아졌다.
반대로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정말로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진은 당뇨와 치매, 뇌경색 등이 없는 8563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혈압 조절을 한 사람(목표 혈압 120㎜Hg 이하)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발병률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한 사람들의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9% 낮았다. 특히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합한 발병률은 15% 낮았다. 이 연구결과는 중년기부터의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면 고혈압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치워 혈관 내피를 보호해 ‘콜레스테롤 청소부’로 불린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이 가진 항산화·항염증 기능을 통해 혈관 손상을 줄임으로써 고혈압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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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항염 효능이 혈관 보호
HDL 콜레스테롤은 혈압 조절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도움된다. HDL 콜레스테롤은 치매 발병률의 약 2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 게다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HDL 콜레스테롤이 뉴런 세포막의 나쁜 콜레스테롤 양을 줄임으로써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생산을 억제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은 치매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와 직접 결합해 이 단백질이 뇌에 쌓이지 않고 플라크를 형성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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