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ㄱ’ 자꾸 잊다가 평생 ‘기억’ 지워질 수도… 노년기 치매 유발 알츠하이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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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20-04-06 11:18본문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이다. 지능, 학습, 언어 등의 기능이 저하되는 알츠하이머병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일상까지 무너뜨린다.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란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사람이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을 포함한 다발성의 인지 기능 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때 인지 기능 상실이 직업적 업무 수행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여야 하고, 의식의 혼탁을 동반하지 않아야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노년기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치매 유발 질병’이다. 1907년 독일인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51세 여자 환자의 병력 및 병리소견을 발표한 것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최초의 기술이다. 이 환자는 기억력과 지남력이 손상돼 있었고 피해망상과 이름대기 장애, 착어증과 이해 능력이 저하돼 있는 언어 장애를 보였다. 증상은 점차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후 4년 만에 사망했는데, 부검 결과 뇌는 외견상 매우 심하게 위축돼 있었고, 현미경 소견상 피질 세포의 심한 소실, 신경원섬유매듭과 신경돌기판이 대뇌 피질 전반에 걸쳐 발견됐다.
◇알츠하이머병이란
알츠하이머병의 주된 임상증상은 △인지기능장애 △행동심리증상 △이로 인한 일상생활능력의 장애이다. 인지기능장애에는 기억장애, 시공간능력 저하, 언어장애, 실행증, 전두엽집행기능 장애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나 가장 흔하게 보이는 증상은 기억장애이다. 병의 초기에는 얼마 전에 나눴던 대화의 내용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의 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최근 기억장애가 시작된다.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진다든지, 규칙적으로 복용하던 약을 자주 잊는다든지, 중요한 소지품 위치를 종종 잊어버린다든지 하는 변화를 보인다. 병의 초기에는 먼 과거에 있었던 기억은 비교적 잘 유지된다. 따라서 젊었을 때 있었던 일들을 잘 이야기한다든지, 집안 식구들 생일이나 제삿날을 잘 기억한다고 해서 치매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시공간능력 저하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흔한 초기 임상증상이다. 예전에는 지리에 밝고 운전을 잘하던 사람이 몇 번 갔던 길도 헷갈려 하고 다른 길로 간다든지, 원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낯선 곳도 잘 다니던 사람이 어디에서 내려야 하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헷갈려서 먼 곳 외출을 꺼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해지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자기 집을 못 찾아서 다른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누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언어장애는 이름대기 능력이다. 원래 잘 알던 단어이고, 머릿속으로는 무엇인지 아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이거, 저거 하는 대명사로 말한다. 그러나 어르신 중에서 TV에 나오는 연예인 이름이 퍼뜩 생각이 나지 않아 치매인지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일반명사가 아닌, 사람 이름이나 지명 등의 고유명사만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에는 치매의 초기 증상이라 하기는 어렵다. 비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중 언어변이 알츠하이머병인 경우에는 뚜렷한 기억장애 없이 단어를 잊어버려 틀린 단어를 대거나(냉장고를 냉보기라고 하는 경우), 말수가 줄고 들은 말을 따라 할 수 없는 언어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두정엽이 손상되면 잘 사용하던 일상 도구의 이용이 어려워지거나 익숙했던 손동작이 서툴러진다. 주로 65세 미만에서 나타나는 초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도구 사용, 계산, 글쓰기, 옷 입기, 공간지각능력 등에 있어서 저하가 나타난다. 시각변이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는 앞에 있는 물체를 잘 못 봐서 자꾸 부딪힌다든가, 서서 신발을 잘 못 신는다든가, 바로 앞에 있는 물건을 못 찾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초기에 안과를 찾았다가 시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신경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병이 점차 진행하면서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가 힘들어지며 판단력 장애 등이 나타난다. 이는 뇌세포 퇴화가 대뇌 전두엽으로 진행해 나타나는 전두엽집행기능의 장애이다. 병의 초기에는 주로 기억장애를 중심으로 하는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고 전두엽 집행기능장애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 활동이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나, 병이 진행하면서 전두엽 집행기능 장애가 발생하면 금전관리 등과 같은 복잡한 일을 처리하기 어려워지고 점차 사회생활의 장애가 나타난다. 더 진행하면 일상생활의 간단한 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어진다.
행동심리증상도 흔히 나타나는 중요한 증상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주된 증상은 기억력 장애를 비롯한 인지기능 장애이지만, 보호자에게 고통을 주고 결국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이유는 행동심리증상인 경우가 많다. 행동심리증상은 크게 행동증상과 심리증상으로 나누는데, 행동증상은 공격성 증가, 의미 없는 배회, 부적절한 성적 행동, 소리 지르기, 욕하기, 불면증, 과식증 등이 있고, 심리증상으로는 불안 및 초조, 우울증, 환각, 망상 등이 있다. 우울·낙담, 무감동·무관심, 초조·불안과 같은 심리증상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 장애에서
◇정확한 이해와 진단의 필요성
노인성 치매의 원인 중 알츠하이머병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긴 하나,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치매, 전두측두치매 등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도 치매를 일으키므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또한 치매는 신경계 감염, 독성·대사성 뇌증, 자가면역뇌염, 뇌종양(원발성 및 전이성), 일부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의 면밀한 병력청취 및 신경학적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3월호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글에서 발췌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나 치매 초기에서도 자주 나타나나, 행동증상은 대부분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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