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치매 원인물질부터 막아 근본적 치료…비만·뇌졸중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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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20-01-15 08:30본문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 신약 후보물질 `KDS2010` 올해 임상
신경전달물질 과생성 유도억제
증상완화 아닌 원인 해결 통해
4주 이상 약물효과 지속돼
조기 상용화 가능성 높이 평가
올 하반기 치매·비만 임상시험
향후 척수손상 환자에도 진행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이 올해 첫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단순 증상뿐만 아니라 치매를 심화시키는 원인까지 해결할 수 있는 약물로, 세포 독성이 없고 체내에도 잘 흡수되는 특성 덕분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치매뿐만 아니라 비만, 파킨슨병, 척수손상, 뇌졸중 등에도 효과가 있어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다양한 치료제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은 올 하반기 신약 후보물질 'KDS2010'에 대한 1·2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연구단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약물 효능을 확인하는 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KDS2010 개발을 이끈 박기덕 KIST 책임연구원은 "올해는 우선 치매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KDS2010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DS2010은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이 치매 치료를 목표로 2017년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연구단은 치매 환자 뇌의 교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가바)이 과다 생성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가바가 과도하게 많이 쌓이면 교세포 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등 반응성을 떨어뜨려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KDS2010은 가바 과생성을 유도하는 B형모노아민산화효소(MAO-B) 작용을 억제해 인지 기능 저하를 근본적으로 막아줄 수 있다.
그동안 개발돼온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은 대부분 아밀로이드베타(Aβ)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이었다. 머크 'MK 8931'이 대표적이다.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신경세포(뉴런)에 Aβ 단백질이 과다 생성되고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타우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약물들은 수년째 임상 3상 벽을 넘지 못했다. 박 연구원은 "Aβ 과다 생성은 치매 원인이 아닌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애님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장은 "미국 화이자의 '아리셉트', 악타비스의 '남자릭' 등 현재까지 판매 승인된 치매 약물 5종도 모두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주는 증상완화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셀레길린'처럼 MAO-B를 억제해 주는 약물이 있긴 했지만, 교세포 반응성을 회복시켜 주는 효과는 2주 내외로 매우 일시적이었다. 반면 KDS2010은 투여 후 4주 이상 시간이 지나도 약물 효과가 지속됐다.
또 이처럼 MAO-B를 억제해 가바 과생성을 막는 기작은 치매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비만, 척수손상, 뇌졸중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에너지대사와 관련된 뇌 부위 교세포에 가바가 축적되면 체내 에너지대사량이 줄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뇌졸중을 앓는 쥐 역시 교세포에 가바가 과생성해 운동기능이 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척수 손상도 가바 과생성 때문에 손상된 신경세포가 잘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이 같은 질병을 앓는 동물에게 KDS2010을 투여한 결과, 가바 과생성 억제에 따른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박기덕 KIST 책임연구원 이렇게 하나의 작용 기전으로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사례는 드물긴 하지만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와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는 남성호르몬을 조절하는 5알파 환원요소 억제제로 작용 기전이 같다. 다만 프로스카는 1회 투여량이 5㎎이고 프로페시아는 1㎎으로 프로스카의 5분의 1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KDS2010 역시 대상 적응증에 따라 용량과 용법 등을 표준화해 효능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17년 KDS2010 관련 기술을 KIST로부터 이전받은 메가바이오숲은 지난해 벤처캐피털(VC) 투자로 KDS2010 상용화에 특화된 자회사 뉴로바이오젠을 설립했다.
KIST와 뉴로바이오젠은 40~50명 규모로 KDS2010의 인체 독성을 확인하는 1상 임상시험을 먼저 진행한 뒤 하반기에는 국내 병원들과 공동으로 치매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적응증별 임상 2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박 연구원은 "뇌졸중과 척수 손상은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해외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신경전달물질 과생성 유도억제
증상완화 아닌 원인 해결 통해
4주 이상 약물효과 지속돼
조기 상용화 가능성 높이 평가
올 하반기 치매·비만 임상시험
향후 척수손상 환자에도 진행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이 올해 첫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단순 증상뿐만 아니라 치매를 심화시키는 원인까지 해결할 수 있는 약물로, 세포 독성이 없고 체내에도 잘 흡수되는 특성 덕분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치매뿐만 아니라 비만, 파킨슨병, 척수손상, 뇌졸중 등에도 효과가 있어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다양한 치료제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은 올 하반기 신약 후보물질 'KDS2010'에 대한 1·2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연구단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약물 효능을 확인하는 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KDS2010 개발을 이끈 박기덕 KIST 책임연구원은 "올해는 우선 치매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KDS2010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DS2010은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이 치매 치료를 목표로 2017년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연구단은 치매 환자 뇌의 교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가바)이 과다 생성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가바가 과도하게 많이 쌓이면 교세포 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등 반응성을 떨어뜨려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KDS2010은 가바 과생성을 유도하는 B형모노아민산화효소(MAO-B) 작용을 억제해 인지 기능 저하를 근본적으로 막아줄 수 있다.
그동안 개발돼온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은 대부분 아밀로이드베타(Aβ)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이었다. 머크 'MK 8931'이 대표적이다.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신경세포(뉴런)에 Aβ 단백질이 과다 생성되고 정보 전달에 관여하는 타우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약물들은 수년째 임상 3상 벽을 넘지 못했다. 박 연구원은 "Aβ 과다 생성은 치매 원인이 아닌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애님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장은 "미국 화이자의 '아리셉트', 악타비스의 '남자릭' 등 현재까지 판매 승인된 치매 약물 5종도 모두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주는 증상완화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셀레길린'처럼 MAO-B를 억제해 주는 약물이 있긴 했지만, 교세포 반응성을 회복시켜 주는 효과는 2주 내외로 매우 일시적이었다. 반면 KDS2010은 투여 후 4주 이상 시간이 지나도 약물 효과가 지속됐다.
또 이처럼 MAO-B를 억제해 가바 과생성을 막는 기작은 치매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비만, 척수손상, 뇌졸중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에너지대사와 관련된 뇌 부위 교세포에 가바가 축적되면 체내 에너지대사량이 줄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뇌졸중을 앓는 쥐 역시 교세포에 가바가 과생성해 운동기능이 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척수 손상도 가바 과생성 때문에 손상된 신경세포가 잘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이 같은 질병을 앓는 동물에게 KDS2010을 투여한 결과, 가바 과생성 억제에 따른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박기덕 KIST 책임연구원 이렇게 하나의 작용 기전으로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사례는 드물긴 하지만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와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는 남성호르몬을 조절하는 5알파 환원요소 억제제로 작용 기전이 같다. 다만 프로스카는 1회 투여량이 5㎎이고 프로페시아는 1㎎으로 프로스카의 5분의 1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KDS2010 역시 대상 적응증에 따라 용량과 용법 등을 표준화해 효능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17년 KDS2010 관련 기술을 KIST로부터 이전받은 메가바이오숲은 지난해 벤처캐피털(VC) 투자로 KDS2010 상용화에 특화된 자회사 뉴로바이오젠을 설립했다.
KIST와 뉴로바이오젠은 40~50명 규모로 KDS2010의 인체 독성을 확인하는 1상 임상시험을 먼저 진행한 뒤 하반기에는 국내 병원들과 공동으로 치매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적응증별 임상 2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박 연구원은 "뇌졸중과 척수 손상은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해외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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