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치매 치료 실마리… 국내 연구진, 新접근법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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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20-04-27 09:03본문
변곡점 맞은 알츠하이머 치매 연구…원인은 ‘타우 단백질’
국내 연구진, 초기에 치매 부위 찾아낼 수 있는 단초 만들어
명확한 발병원인이 정립되지 않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최근 국내외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은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된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초기부터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고령화에 따른 노령 인구 증가로 인해 치매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기술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치매 치료와 관련해 중요한 발견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기억노화센터(Memory and Aging Center)는 기존 치매의 주된 원인 물질로 지목되어온 베타 아밀로이드보다 뇌 신경세포 내 단백질인 타우 접힘이 치매의 주범일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오랜기간 치매의 주범이 배타아밀로이드의 뭉침이 치매의 원인이라는 정설을 뒤집고 타우 단백질의 접힘이 치매 예측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완치 없는 말기병 '치매'… "20년내 200만명 넘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치매는 7초에 한 명, 매년 460만명 발생하고 있다. '완치가 없는 진행성 말기병'으로 알려진 치매는 국내에서도 65세 이상 인구 중 75만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다. 이는 2018년 기준, 제주도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수치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167만 명에 달해 치매와 관련된 가족은 무려 3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치매 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2039년에는 국내 치매 인구가 2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통상 치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주로 노화에 의해 발병하며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과 같은 뇌 질환으로 인해 생긴다. 치매 환자의 60~70% 수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알려졌다.
전 세계 연구기관들이 치매 치료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초 주목할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대 기획노화센터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프로그램실장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질 라비노비치 박사 연구팀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함께 또 다른 치매 원인으로 지목돼온 뇌 신경세포 안의 단백질 타우 엉킴(tau tangles)이 치매의 '주범'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타우는 신경세포 안에 있는 단백질로 잘못 접히면 서로 엉키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단백질 접힘(folding)이란 선형의 아미노산 복합체인 단백질이 개개의 단백질에 고유한 접힘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들 단백질은 정상일 때 별일이 없지만 잘못 접히면 문제가 생긴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플라크(plaque)로 변해 뉴런(신경세포) 표면에 침적하거나, 타우가 실타래처럼 뒤엉켜 뉴런 안에 쌓이면, 뉴런의 사멸을 일으키면서 치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뇌의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 형성돼 있느냐는 1~2년 안에 그 부위가 위축(atrophy)되면서 그 부위가 지닌 기능 저하가 나타날 것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문제는 이같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 표지법(PET) 촬영을 통해 타우 단백질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는 치매 증상이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정확한 판별을 할 수 있었다.
◇국내 연구진, 초기부터 타우 엉킴 잡아내는 모델 개발
이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돌파구를 마련했다. 21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의 김윤경, 임성수 박사 연구팀은 치매 유발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 단백질의 접힘을 초기 단계부터 관찰할 수 있는 동물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신규 플랫폼을 활용하면 치료제 개발연구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치매 기전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에 따르면 타우 단백질이 접히기 시작하면, 단백질이 뭉친 형태인 올리고머 형태가 되는데, 타우 올리고머를 표적으로 한 치매 치료제 개발이 화두에 오르고 있지만, 신경세포 내 과량으로 존재하는 정상 타우 단백질로부터 응집 초기에 소량으로 존재하는 타우 올리고머를 구분해낼 실험 방법이 부재한 상황이다.
KIST 김윤경, 임성수 박사 연구팀은 세포에서 타우 올리고머의 형성을 관찰할 수 있는 플랫폼인 ‘타우-BiFC(Bimolecular Fluorescence Complementation) 플랫폼’을 확립해 이를 동물모델로 확장한 ‘타우-BiFC 생쥐모델’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신경세포 내에서 타우 단백질이 접혀 올리고머가 형성되면 형광이 켜지는 시스템으로, 타우 응집 초기 올리고머 단계부터 정량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김윤경 KIST 박사는 "타우-BiFC 생쥐모델은 뇌에 쌓이는 타우 단백
질의 초기 응집 단계인 올리고머부터 효과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신규 플랫폼으로, 외국에서 개발된 생쥐모델에 의존하던 기존의 치매 연구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신경세포 독성 및 전이성을 보이는 타우 응집체의 형성을 파악하고 관찰하는 연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한 타우 병증의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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