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 아밀로이드 ‘선별 청소’로 응집 80% 차단… 신경 독성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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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20-03-16 11:19본문
■ 치매 원인물질 제거 ‘나노 구조체’ 개발
뇌 속 단백질 과도하게 뭉치면
신경세포 사멸·시냅스 파괴해
알츠하이머 진행 가속화 시켜
거대한 구멍 갖는 나노 디자인
보통보다 작은 미니항체 부착
동물실험 효과…질병예방 기여
흔히 치매로 불리는 뇌 질환은 후천적 인지(認知) 기능 쇠퇴와 손상, 영구적 인격의 변화를 초래하는 광범위한 뇌 손상을 의미한다. 특히 전체 치매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질환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찌꺼기(플라크) 축적, 혹은 타우 단백질의 엉킴(tangle) 같은 이상 현상에 주목해 의사들이 수십 년간 연구를 진행해 왔다.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의 10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 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질환자 뇌 속에서는 세포 외부의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세포 내부의 타우 단백질이 신경 섬유에 응집, 축적되는 현상이 관찰된다. 해마와 피질에서 신경세포에 엉킨 플라크 축적은 신호전달 시냅스를 파괴하며 기능 부전과 사멸을 일으키는 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연구진이 바로 이 치매 원인 물질(베타-아밀로이드)만 선택적으로 골라, 흡사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제거하는 나노(nano, 10억 분의 1) 구조체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 아르곤 국립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흡입, 제거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질환의 진행을 예방하는 ‘나노 청소기’를 개발했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를 앞두고 있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찌꺼기가 뇌 신경세포에 달라붙어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하거나, 생성된 단백질이 서로 뭉치지 않도록 항체 및 저해제를 활용하는 연구가 여러 방면에서 진행됐으나 아직 효과적인 치매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KIST의 이준석 박사팀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형성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흡입, 제거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독성물질의 생성을 사전예방하는 전략에 주목했다. 특정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항체처럼 베타-아밀로이드에 대해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물질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항체는 체내에서 안정성이 떨어지고 체내 다른 분자와도 결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사방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고 주름진 모양의 나노 입자를 디자인해 표면적을 최대한 넓혔다. 또 이 구조체에 표적 물질에 대한 선택성은 높으면서도 보통의 항체보다 작아 더 높은 효율로 흡입할 수 있는 미니 항체(scFv)를 부착해 표적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선별 흡착하도록 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결과, KIST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 청소기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을 80% 이상 차단함으로써 신경독성을 완화했다.
본 연구를 주도한 이준석 박사는 “겉에 구멍이 없는 기존의 나노 입자에 비해 미니 항체를 실을 수 있는 용량을 8배 증가시켰다”면서 “나노 청소기를 이용하면 베타-아밀로이드 또는 타우 단백질을 흡입함으로써 신경독성 물질의 응집 저해가 가능할 뿐 아니라, 그 응용 범위를 확장하면 체내의 다른 다양한 유해물질과 노폐물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광범위한 나노 청소기로서 질병 예방 및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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