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의 남편은 등산을 하던 중 크게 다쳐 혼수상태에 빠졌다. A씨는 남편 명의로 상해보험에 가입했던 것을 기억하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에서 보험금 청구는 청구권자인 남편만 할 수 있다고 밝혀 난감했다. 계약자가 아닌 대리인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특약에 미리 가입하지 않았던 탓이다.

상해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미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장기계약상품이다. 하지만 A씨의 남편처럼 청구권자가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치매에 걸려 의사표현이 어렵게 되면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어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지정대리청구인 서비스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지정대리청구인 서비스'는 치매나 혼수상태 등으로 청구권자가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이 생길 때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보험계약자가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이 특약은 보험 가입 시점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 후에도 가입 가능하다.

대리청구인을 지정하려면 관련 신청서와 신분증, 보험증권, 지정대리청구인의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등록부가 필요하다. 대리청구인은 보험수익자와 같이 살고 있는 주민등록상 배우자 또는 3촌 이내의 친족 중에서 정할 수 있다. 대리청구인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때는 청구서 및 신분증, 사고증명서, 보험수익자의 인감증명서, 보험수익자 및 지정대리청구인의 가족관계등록부 및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일부 보험상품의 경우 대리청구인 제도를 운영하지 않아 사전에 약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망보험금이나 후유장해보험금을 받을 때는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받는 사람이 수령 방법을 변경할 수 있다. 예컨대 가장이 사망한 경우 유족이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 분할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을 한번에 청구할 수 있고 후유장애로 직장을 잃은 경우 후유장애 보험금을 일시지급이 아닌 분할지급으로 바꿔 받을 수도 있다.

일시지급 보험금을 분할지급으로 변경할 때는 나눠 지급되는 보험금에 대해 일정이율이 가산된다. 분할지급을 일시지급으로 바꿀 경우에는 보험금에 일정이율을 할인해 지급된다. 이같은 제도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질병·상해보험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약관을 통해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