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보험시장에서 노인인구 증가와 더불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보험상품들이 있다.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치매관련 보험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치매환자는 2015년 520만명에서 10년 후인 2025년에는 700만명에 달해 65세 노인 5명중 1명은 치매를 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보험업계에 따르면 치매관련 보험은 그동안 치매 진단 시 진단비나 간병비를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치매환자가 저지른 사고에 대해 그 가족이 배상책임을 져야하는 지를 놓고 수년간 진행된 ‘JR도카이(東海) 치매환자 가족 배상책임소송’을 계기로 일본의 치매관련 보험은 한층 진화됐다.

대형 손보사 도쿄해상일동화재와 손보재팬니폰코아는 치매환자가 사고를 일으킨 경우 가족이 질 수도 있는 배상책임을 담보하는 개인배상책임보험을 출시하기로 했다. 치매환자의 경우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타인에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고 타인의 재산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로인한 피해보상을 치매환자의 가족이 떠맡게 된다면 그 가족의 고통은 몇배로 커지게 된다.

도쿄해상일동화재와 손보재팬니폰코아가 개발중인 상품은 이같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개인배상책임보험이다. 도쿄해상은 오는 10월, 손보재팬은 연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앞서 미츠이스미토모해상과 아이오이닛세이동화손보는 지난해 10월 치매환자 가족이나 보호자의 경우 치매환자와 같이 살지 않더라도 개인배상책임보험의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약관을 수정했다. 이 또한 JR도카이 치매환자 가족 배상책임소송이 계기가 됐다. 대법원에서 기각됐지만 1심과 2심에서는 치매환자가 일으킨 사고에 대해 가족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 당시 치매환자 가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험상품에 대한 니즈가 확대됐다.

이에 손보업계는 개인배상책임보험의 약관을 고쳐 치매환자 가족에게 배상책임이 생겨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인배상책임보험은 일상 생활의 우연한 사고로 인해 타인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물건을 파손해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입은 경우 보상하는 보험으로, 보통 자동차보험과 화재보험, 상해보험 등의 ‘특약’으로 가입한다. 치매환자의 사고로 인한 개인배상책임의 경우 보상한도 1억엔 시 보험료는 연간 1000~2000엔 정도다.

생보업계도 치매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보험 상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이요생명은 지난 1일 치매진단 시 최고 300만엔을 일시금으로 지급한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일본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까지 포함시킬 경우 치매환자 1000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치매는 환자보다 그 가족에게 고통과 부담이 더 큰 질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환자 가족의 부담을 덜고 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치매관련 보험상품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