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 ‘7+긍정 사고’에 달렸다… 주의해야 할 치매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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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16-03-15 11:53본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 교수가 최근 심해진 건망증 때문에 치매를 의심하는 여성 환자에게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장애가 생기는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곽경근 선임기자
치매환자 가족의 얼굴에는 그늘이 있다. 치매는 시간을 끌수록 병세가 악화되고 간병도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자식들도 간병 보호가 장기화되면서 치매 부모 돌보는 데 힘들어하기 일쑤다. 결국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부모를 모시는 자식이 많아진다.
오죽하면 ‘치매는 평온했던 가정을 불행으로 이끄는 가정파괴범과 같다’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평균수명이 늘어 82세 전후까지 사는 것이 당연한 지금, 노인들이 치매를 가장 무서운 병으로 첫손에 꼽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렇게 누구도 반기지 않는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신과학자가 나타났다. 미국 UCSF대학 노인정신과학교실 데보라 반즈 교수와 영국 킹스칼리지 심리학과 샘 노튼 강사 연구팀이다. 국제 학술지 ‘랜싯 뉴롤로지’ 최근호에 “뇌신경세포를 죽이는 위험요인 일곱 가지만 물리쳐도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을 적게는 30%, 많게는 50%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반즈 교수는 2011년 랜싯 뉴롤로지에 “치매 위험요인 일곱 가지만 없애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정신과 의사다. 노튼 강사는 지난해 여름 같은 잡지에 “일부 위험요인이 사람에 따라 중복되는 점을 감안해도 알츠하이머 감소율이 최소 30%에 이를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아 주목 받았다.
과연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까. 한때 반즈 교수와 같은 연구실을 쓴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 교수는 “‘집단기여위험도’라는 통계학적 개념에서 보면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라며 “그만큼 귀담아 들을 가치도 있다”고 대답했다. 홍 교수 역시 이들과 같은 생각이라는 얘기다.
홍 교수에 따르면 반즈 교수와 노튼 강사는 그동안 치매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초강력 위험인자 중에서 인위적으로 노력하면 고칠 수 있는 몇 가지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인자 중 성별, 유전자, 나이 같은 것은 인간의 힘으로 변화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반즈 교수는 당뇨, 중년기 고혈압, 중년기 비만, 우울증, 운동부족, 흡연, 저학력 등 일곱 가지 위험요인이 미국 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원인의 54%,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의 51%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곱 가지 위험요인을 모두 한꺼번에 없앨 수만 있다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51%는 사라진다는 뜻이다.
조심해야 할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인자 일곱 가지 중 첫 번째는 당뇨병이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도 잘 생긴다. 미국 성인의 9%가 당뇨로 고통 받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6%에게 당뇨병이 있다. 한국인 당뇨 유병률 역시 8∼10%로 추정된다. 그런데 당뇨병을 갖고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4배 증가한다.
두 번째는 중년기 고혈압이다. 미국인의 14%가 중년기에 고혈압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9%가 앓고 있다. 그런데 중년기에 고혈압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1.6배 증가한다. 30세 이상 우리나라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약 30%로 조사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중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고혈압이 있는 중장년층은 65세 이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당장 혈압 조절에 들어가야 한다.
세 번째는 중년기 비만이다. 미국인의 13%가 중년기에 비만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3%가 중년기에 비만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에너지 섭취량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닌데도 비만 유병률이 3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반즈 교수팀의 연구 결과 중년기에 비만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1.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번째는 우울증이다. 미국 성인의 19%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3%가 우울증이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고소득층 4.6%, 저소득층 10.6%로 조사돼 있다. 세계 평균치보다는 낮은 편이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1.9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이 있으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는 운동부족이다. 미국인 성인의 33%가 운동부족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18%가 운동부족이 있다고 한다. 2011년 국민영양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9세 이상 한국인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도 19.3%에 그치고 있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이란 최근 1주일 동안 격렬한 신체활동을 1회 10분 이상, 하루 20분 이상, 주 3일 이상 했거나 격렬하진 않지만 중간정도 신체활동을 1회 10분 이상,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경우를 말한다. 최근 1주일간 1회 10분 이상, 하루 30분 이상 걸었다는 사람도 37.9%로 조사돼 있다. 홍 교수는 신체활동 및 운동량이 부족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8배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여섯 번째는 흡연이다. 미국인 성인의 21%가 흡연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7%가 흡연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3.2%로 조사돼 있다. 그러나 30대와 40대 남성 흡연율은 각각 54.5%, 48.0%로 두 명 중 한 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흡연을 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6배 증가한다.
일곱 번째는 저학력이다. 미국 성인의 13%가 저학력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40%가 저학력층이라고 한다. 알츠하이머는 저학력자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조사 결과 저학력인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고학력자에 비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 일곱 가지 위험요인만 잘 다스리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전히 막을 수 있을까. 아니다. 홍 교수는 “아무리 몸에 좋은 건강수칙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헛일이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예민한 성격과 게으른 성격, 그리고 냉소적인 성격이 치매 발병 위험을 각각 3배 증가시킨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홍 교수는 “만약 치매가 올까봐 조금이라도 걱정된다면 지금 당장 생활습관을 바꿔 일곱 가지 위험요인이 부르는 치매의 늪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가능한 한 밝고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오죽하면 ‘치매는 평온했던 가정을 불행으로 이끄는 가정파괴범과 같다’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평균수명이 늘어 82세 전후까지 사는 것이 당연한 지금, 노인들이 치매를 가장 무서운 병으로 첫손에 꼽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렇게 누구도 반기지 않는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신과학자가 나타났다. 미국 UCSF대학 노인정신과학교실 데보라 반즈 교수와 영국 킹스칼리지 심리학과 샘 노튼 강사 연구팀이다. 국제 학술지 ‘랜싯 뉴롤로지’ 최근호에 “뇌신경세포를 죽이는 위험요인 일곱 가지만 물리쳐도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을 적게는 30%, 많게는 50%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반즈 교수는 2011년 랜싯 뉴롤로지에 “치매 위험요인 일곱 가지만 없애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정신과 의사다. 노튼 강사는 지난해 여름 같은 잡지에 “일부 위험요인이 사람에 따라 중복되는 점을 감안해도 알츠하이머 감소율이 최소 30%에 이를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아 주목 받았다.
과연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까. 한때 반즈 교수와 같은 연구실을 쓴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 교수는 “‘집단기여위험도’라는 통계학적 개념에서 보면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라며 “그만큼 귀담아 들을 가치도 있다”고 대답했다. 홍 교수 역시 이들과 같은 생각이라는 얘기다.
홍 교수에 따르면 반즈 교수와 노튼 강사는 그동안 치매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초강력 위험인자 중에서 인위적으로 노력하면 고칠 수 있는 몇 가지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인자 중 성별, 유전자, 나이 같은 것은 인간의 힘으로 변화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반즈 교수는 당뇨, 중년기 고혈압, 중년기 비만, 우울증, 운동부족, 흡연, 저학력 등 일곱 가지 위험요인이 미국 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원인의 54%,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의 51%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곱 가지 위험요인을 모두 한꺼번에 없앨 수만 있다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51%는 사라진다는 뜻이다.
조심해야 할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인자 일곱 가지 중 첫 번째는 당뇨병이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도 잘 생긴다. 미국 성인의 9%가 당뇨로 고통 받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6%에게 당뇨병이 있다. 한국인 당뇨 유병률 역시 8∼10%로 추정된다. 그런데 당뇨병을 갖고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4배 증가한다.
두 번째는 중년기 고혈압이다. 미국인의 14%가 중년기에 고혈압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9%가 앓고 있다. 그런데 중년기에 고혈압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1.6배 증가한다. 30세 이상 우리나라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약 30%로 조사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중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고혈압이 있는 중장년층은 65세 이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당장 혈압 조절에 들어가야 한다.
세 번째는 중년기 비만이다. 미국인의 13%가 중년기에 비만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3%가 중년기에 비만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에너지 섭취량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닌데도 비만 유병률이 3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반즈 교수팀의 연구 결과 중년기에 비만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1.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번째는 우울증이다. 미국 성인의 19%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3%가 우울증이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고소득층 4.6%, 저소득층 10.6%로 조사돼 있다. 세계 평균치보다는 낮은 편이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1.9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이 있으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는 운동부족이다. 미국인 성인의 33%가 운동부족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18%가 운동부족이 있다고 한다. 2011년 국민영양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9세 이상 한국인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도 19.3%에 그치고 있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이란 최근 1주일 동안 격렬한 신체활동을 1회 10분 이상, 하루 20분 이상, 주 3일 이상 했거나 격렬하진 않지만 중간정도 신체활동을 1회 10분 이상,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경우를 말한다. 최근 1주일간 1회 10분 이상, 하루 30분 이상 걸었다는 사람도 37.9%로 조사돼 있다. 홍 교수는 신체활동 및 운동량이 부족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8배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여섯 번째는 흡연이다. 미국인 성인의 21%가 흡연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7%가 흡연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3.2%로 조사돼 있다. 그러나 30대와 40대 남성 흡연율은 각각 54.5%, 48.0%로 두 명 중 한 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흡연을 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6배 증가한다.
일곱 번째는 저학력이다. 미국 성인의 13%가 저학력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40%가 저학력층이라고 한다. 알츠하이머는 저학력자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조사 결과 저학력인 사람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고학력자에 비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 일곱 가지 위험요인만 잘 다스리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전히 막을 수 있을까. 아니다. 홍 교수는 “아무리 몸에 좋은 건강수칙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헛일이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예민한 성격과 게으른 성격, 그리고 냉소적인 성격이 치매 발병 위험을 각각 3배 증가시킨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홍 교수는 “만약 치매가 올까봐 조금이라도 걱정된다면 지금 당장 생활습관을 바꿔 일곱 가지 위험요인이 부르는 치매의 늪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가능한 한 밝고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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