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실험으로 치매백신 가능성 확인 … 혈관성 치매 이미 관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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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평행복의집 작성일 12-05-21 11:49본문
치매는 암보다 무섭다. 말기에 이르면 가족 얼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딴 사람이 된다. 언제 찾아올지 몰라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수발하는 가족도 고통스럽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52만 명으로 노인 11명 중 한 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2020년에는 80만~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미국에서도 치매는 골칫거리다. 미국 내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를 앓는 환자는 현재 540만 명. 2050년에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16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치매 퇴치를 위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치매의 치료법과 병의 진행을 중지시킬 방법을 찾아낸다면 치매 정복도 먼 얘기는 아니다.
14일 세계의 치매 전문가가 한국을 찾았다. 미국 콜롬비아 의과대학 신경과 스캇 스몰 교수, 병리학과 카렌 더프 교수 등이다. 이들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림대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신경과학 분야 중개연구의 첨단지견: 기초에서 임상까지’라는 주제로 고령화 시대의 이슈인 뇌과학 분야에 대한 최신 치료법과 연구성과를 논의했다. 좌장은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김윤중 교수가, 토론에는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이병철(대한뇌졸중학회 부회장) 교수가 참여했다.
-김윤중 교수(좌장): 알츠하이머병은 비정상인 타우 단백질 때문에 생긴다. 최근 이 단백질의 이동 경로를 찾아냈다던데.
-카렌 더프 교수: 타우 단백질이 일정한 패턴으로 뇌세포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쥐 실험으로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사망한 환자의 뇌를 잘라 단백질이 일정한 패턴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가정했다. 이 실험을 위해 우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병변을 가진 유전자 변형 생쥐를 제작했다. 이 생쥐의 뇌를 들여다봤더니 처음 넣은 타우 단백질이 신경망을 통해 옆에 있는 세포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윤중 교수: 이상 단백질(타우 단백질)의 이동을 차단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나.
-카렌 더프 교수: 타우 단백질이 신경망을 통해 세포로 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면역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 아직 쥐 실험에 불과하지만 타우 단백질을 세포 내에 가둬두거나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다면 백신 개발도 가능하다.
-스캇 스몰 교수: 치매는 암처럼 조기 발견이 어렵다. 기억력 검사 외에는 확실한 진단법이 없다. 치매는 보통 3단계로 나뉜다. 증상이 전혀 없는 전임상 단계, 어느 정도 증상이 있는 경도임상 단계, 그리고 중증에 이르는 치매 단계다. 전임상 단계부터 중증 단계까지 진행하는데 20년이란 세월이 걸린다. 우리가 흔히 치매라고 하면 마지막 단계인 중증 치매를 뜻한다. 중증에 이르러서야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고민하지만 이때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자포자기한다.
우리는 전임상 단계부터 치매 발병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조기 발견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가능하다. 정상적으로 노화한 뇌와 치매 환자의 뇌를 영상으로 비교한 결과 망가진 부위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고랑이 넓어지고 피질과 측두엽 아래 해마가 위축된 반면 정상적으로 노화한 뇌는 이 부위가 멀쩡했다. 치매 발병 20년 전부터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린다.
-김윤중 교수: 알츠하이머병 외에 혈관성 치매 환자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 이상 혈관성 치매보다 더 넓은 개념인 혈관인지장애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이병철 교수: 흔히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 다음으로 노인에게서 가장 흔한 치매가 혈관성 치매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혀서 생긴다.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조기에 예방하면 증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치매의 정의는 ‘기억력을 동반하면서 대뇌인지기능의 장애(언어·시공간 개념 등)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뜻했다. 중증 단계에 이르러야 치매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예방에 힘을 쏟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혈관인지장애라는 개념이 정립됐다. 예컨대 뇌혈관질환과 관련된 조기인지장애부터 중증 치매 상태까지 모두 포함하는 의미다. 혈관인지장애는 뇌졸중의 위험인자와 같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장질환 등이다.
-김윤중 교수: 한국형 검사법 표준화 작업에 성공했다던데.
-이병철 교수: 혈관인지장애에 대한 진단 기준이 제대로 된 게 없다. 2006년 미국 보건원과 캐나다 뇌졸중연합회에서 국제표준화혈관인지장애 진단 도구 개발을 권고했었다. 하지만 나라마다 언어 및 문화의 차이가 있어 적용할 수 없었다.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세브란스병원·아산병원·부산대병원 등 전국 13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들과 공동으로 한국혈관인지장애 연구팀을 구성해 한국형 진단검사 도구를 개발했다. 예컨대 뇌졸중을 앓은 환자는 마비 증상 외에도 인지장애와 정서장애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큰데 이 진단검사는 치매가 생길 수 있는 뇌졸중 환자의 장기적 예후까지 살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진단 도구는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에 웹 형태로 전문가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14일 세계의 치매 전문가가 한국을 찾았다. 미국 콜롬비아 의과대학 신경과 스캇 스몰 교수, 병리학과 카렌 더프 교수 등이다. 이들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림대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신경과학 분야 중개연구의 첨단지견: 기초에서 임상까지’라는 주제로 고령화 시대의 이슈인 뇌과학 분야에 대한 최신 치료법과 연구성과를 논의했다. 좌장은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김윤중 교수가, 토론에는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이병철(대한뇌졸중학회 부회장) 교수가 참여했다.
-김윤중 교수(좌장): 알츠하이머병은 비정상인 타우 단백질 때문에 생긴다. 최근 이 단백질의 이동 경로를 찾아냈다던데.
-카렌 더프 교수: 타우 단백질이 일정한 패턴으로 뇌세포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쥐 실험으로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사망한 환자의 뇌를 잘라 단백질이 일정한 패턴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가정했다. 이 실험을 위해 우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병변을 가진 유전자 변형 생쥐를 제작했다. 이 생쥐의 뇌를 들여다봤더니 처음 넣은 타우 단백질이 신경망을 통해 옆에 있는 세포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윤중 교수: 이상 단백질(타우 단백질)의 이동을 차단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나.
-카렌 더프 교수: 타우 단백질이 신경망을 통해 세포로 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면역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 아직 쥐 실험에 불과하지만 타우 단백질을 세포 내에 가둬두거나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다면 백신 개발도 가능하다.
-김윤중 교수: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을 완화하는 소극적 치료법 외에 현재까지 뚜렷한 예방법이 없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발견해 예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데.
-스캇 스몰 교수: 치매는 암처럼 조기 발견이 어렵다. 기억력 검사 외에는 확실한 진단법이 없다. 치매는 보통 3단계로 나뉜다. 증상이 전혀 없는 전임상 단계, 어느 정도 증상이 있는 경도임상 단계, 그리고 중증에 이르는 치매 단계다. 전임상 단계부터 중증 단계까지 진행하는데 20년이란 세월이 걸린다. 우리가 흔히 치매라고 하면 마지막 단계인 중증 치매를 뜻한다. 중증에 이르러서야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고민하지만 이때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자포자기한다.
우리는 전임상 단계부터 치매 발병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조기 발견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가능하다. 정상적으로 노화한 뇌와 치매 환자의 뇌를 영상으로 비교한 결과 망가진 부위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고랑이 넓어지고 피질과 측두엽 아래 해마가 위축된 반면 정상적으로 노화한 뇌는 이 부위가 멀쩡했다. 치매 발병 20년 전부터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린다.
-김윤중 교수: 알츠하이머병 외에 혈관성 치매 환자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 이상 혈관성 치매보다 더 넓은 개념인 혈관인지장애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이병철 교수: 흔히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 다음으로 노인에게서 가장 흔한 치매가 혈관성 치매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혀서 생긴다.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조기에 예방하면 증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치매의 정의는 ‘기억력을 동반하면서 대뇌인지기능의 장애(언어·시공간 개념 등)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뜻했다. 중증 단계에 이르러야 치매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예방에 힘을 쏟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혈관인지장애라는 개념이 정립됐다. 예컨대 뇌혈관질환과 관련된 조기인지장애부터 중증 치매 상태까지 모두 포함하는 의미다. 혈관인지장애는 뇌졸중의 위험인자와 같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장질환 등이다.
-김윤중 교수: 한국형 검사법 표준화 작업에 성공했다던데.
-이병철 교수: 혈관인지장애에 대한 진단 기준이 제대로 된 게 없다. 2006년 미국 보건원과 캐나다 뇌졸중연합회에서 국제표준화혈관인지장애 진단 도구 개발을 권고했었다. 하지만 나라마다 언어 및 문화의 차이가 있어 적용할 수 없었다.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세브란스병원·아산병원·부산대병원 등 전국 13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들과 공동으로 한국혈관인지장애 연구팀을 구성해 한국형 진단검사 도구를 개발했다. 예컨대 뇌졸중을 앓은 환자는 마비 증상 외에도 인지장애와 정서장애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큰데 이 진단검사는 치매가 생길 수 있는 뇌졸중 환자의 장기적 예후까지 살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진단 도구는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에 웹 형태로 전문가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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