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백신, 가성비 만점의 치매 예방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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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4-02-28 09:04본문
100년 전 개발된 BCG백신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면역체계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BCG백신이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면서 뇌 신경세포의 면역력까지 강화시킨 결과일 수 있다는 가설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개발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입증된 값싼 BCG백신이 가성비 만점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의 주말판인 옵저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00년대 초 프랑스 의사 알베르 칼메트와 수의사 카밀 게랭은 어떻게 소의 결핵이 전염되는지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소 결핵균(Mycobacterium bovis)을 배양하는 방법을 찾다가 황소의 담즙과 글리세린으로 요리된 얇게 썬 감자가 완벽한 서식처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결핵균이 자라면서 그 독성을 점차 잃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배양된 이 막대 모양의 결핵균에 감염된 동물은 아프지도 않으면서 야생 결핵균으로부터 보호됐다. 1921년 두 사람은 이 잠재적인 백신을 그들의 첫 번째 인간 환자, 즉 엄마가 결핵에 걸려 막 숨진 아기에게 실험했다. 효과가 나타났고 그 결과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한 것이 바로 칼메트-게랭 막대균(BCG) 백신이었다.
칼메트와 게랭은 자신들의 연구가 100년도 더 지난 후에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BCG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속속 나오면서, 정확히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예비 결과가 임상시험에서 입증된다면 치매와 전쟁에서 가장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5500만 명이 치매에 걸렸고, 매년 약 1000만 건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로, 약 60~70%를 차지한다. 뇌 내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베타(Aβ)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세포를 죽이고 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을 파괴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히 무엇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응괴(플라그)를 발생시키는지는 수수께끼지만 여러 증거들이 면역 체계의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어린 시절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또는 곰팡이가 뇌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 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이들 미생물이 우리 신경조직에 침투할 수 있게 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아밀로이드베타는 감염에 대한 단기적인 방어로서 그러한 침입자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다. 만일 미세아교세포(microglia)로 알려진 신경계의 면역세포가 최적으로 작동한다면 칩입자들이 지나간 뒤 그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알츠하이머병의 사례에서 그것들은 오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신경세포 대학살’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염증을 유발한다.
수많은 증거가 이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부검 결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의 뇌는 단순 포진 바이러스와 같은 일반적인 미생물이 서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적으로 이 세균들은 항균성이 입증된 아밀로이드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
이 이론이 맞다면 면역계의 전반적인 기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질병의 발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수십 년 동안 플라크를 제거하는 방법을 연구해온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단 두 가지 신약만 승인했다.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과 레카네맙(상품명 레카비) 둘 다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 항체가 뇌에서 제거되도록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일부 환자에게서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삶의 질 전반의 개선은 종종 제한적이다. 항아밀로이드 항체는 또한 비싸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의 알츠하이머병 연구자인 마크 와인버그 박사는 “저소득 국가에게 엄청난 건강 형평성 격차를 초래할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BCG 같은 기존 백신이 대안이 될까? 그 생각은 억지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십 년에 걸친 연구는 BCG 백신이 그것의 원래 목적을 훨씬 뛰어넘는 놀랍고 광범위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결핵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 이외에도, 그것은 많은 다른 감염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2022년 《미생물(Microorganisms)》에 발표된 임상 실험에서 BCG 백신군은 위약군에 비해 그 후 12개월 동안 호흡기 감염에 걸릴 확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BCG는 방광암의 표준적 치료법으로도 사용된다. 약화된 박테리아가 장기에 전달되면 이전까지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던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면역 체계가 작동하게 된다. 영국 에딘버러대의 리처드 레이더 교수(분자생물학)는 “그것은 무병 회복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놀라운 효과들은 ‘훈련된 면역’이라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진다. BCG 백신 접종을 받고 나면 백혈구를 포함해 우리의 다른 방어들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작은 분자인 사이토카인의 생산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신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신체에 유입되거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겠다고 위협하는 돌연변이 세포의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와인버그 박사는 “알려진 위협뿐 아니라 잠재적인 침입자에 대해서도 대응력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의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된 면역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신체의 방어력을 강화함으로써 병원균이 뇌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건강한 신경조직에 병원균 제거를 위한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뇌 면역세포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더 효과적으로 제거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동물 연구는 몇 가지 잠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BCG로 면역된 실험용 쥐들은 뇌 염증을 감소시켰다. 또 같은 나이의 다른 쥐들이 기억력과 학습에 있어서 꾸준한 감소를 보이기 시작할 때 인지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지만 인간도 마찬가지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히브리대(HUJI) 대학병원의 오퍼 고프리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방광암 치료의 일환으로 BCG 백신 접종을 받거나 또는 받지 않은 1371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비교했다. 그 후 8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은 BCG 접종군에서는 2.4%만 발생한 반면 비접종군에서는 8.9%로 3.7배나 많았다.
2019년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되풀이 검증됐다. 예를 들어 와인스타인 박사의 연구진은 매사추세츠주에서 약 6500명의 방광암 환자의 데이터를 나이, 성별, 민족, 성별에 따라 신중히 비교했는데 BCG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정확한 보호 수준은 연구마다 다르다. 지난해 발표된 메타 분석에 따르면 평균 45%의 위험 감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추가적인 연구로 증명된다면 그 영향은 클 것이다. 고프리트 교수 연구진의 일원인 예루살렘 히브리대의 찰스 그린블랫 교수는 “단순히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2년만 지연시키는 것만으로도 고통과 돈의 엄청난 절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기존 연구는 모두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아직 일반 인구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소아기에 BCG 백신을 맞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BCG의 효과는 수십 년에 걸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발생하기 한참 전이다
그러나 우리는 노년기에 전달되는 다른 백신들의 효과를 조사할 수 있다. 살아있지만 약화된 균을 활용한 생백신인 BCG가 가장 강력한 면역 훈련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다른 백신들도 신체의 방어를 자극할 수도 있다. 독감 백신도 그 하나일 수 있다. 2022년 《노화연구리뷰(Ageing Research Reviews)》에 발표된 이탈리아 팔레르모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소득, 교육, 흡연, 알코올 소비 및 고혈압을 포함한 생활 습관 요인을 통제한 9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독감 백신이 치매 위험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과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미국 드렉셀대 의대의 제프리 라피데스 교수는 “치매에 대한 백신 효과가 타당하고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런 종류의 역학 연구에선 적절하게 설명되지 않은 교란 요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환자에게 적극적 치료제와 위약을 무작위 배정하는 대조시험에서 나올 것이다. 치매는 발병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BCG 또는 다른 백신이 위약과 비교하여 본격적인 알츠하이머병으로부터 예상되는 보호를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몇 년이 걸리게 될 것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질병의 초기 단계를 보여주는 특정한 생체지표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실험 방법을 통해 과학자들은 혈장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수준을 분리하고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합리적인 정확도로 후속 진단을 예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코트 토마스 다우 교수 연구진의 시범 연구는 BCG 주사가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더 높은 위험과 관련된 유전자 변형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혈장 내 아밀로이드 수준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총 49명이 참가해 표본 크기는 작았지만 그것은 면역 훈련이 그 병과 싸우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북돋았다.
와인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백신을 맞았거나 맞지 않은 사람들의 중추신경계를 씻어내는 뇌척수액 샘플을 수집해 훈련된 면역의 효과가 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와인버그 박사는 “BCG 백신 접종 후 이러한 면역세포의 특정 집단에서 병원균에 대한 반응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밝혔다.
와인버그 박사는 “BCG 백신은 안전하고 세계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다른 대안들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그런 점에서 BCG의 보호효과가 약간에 그칠지라도 “비용 효율성 경쟁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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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프랑스 의사 알베르 칼메트와 수의사 카밀 게랭은 어떻게 소의 결핵이 전염되는지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소 결핵균(Mycobacterium bovis)을 배양하는 방법을 찾다가 황소의 담즙과 글리세린으로 요리된 얇게 썬 감자가 완벽한 서식처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결핵균이 자라면서 그 독성을 점차 잃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배양된 이 막대 모양의 결핵균에 감염된 동물은 아프지도 않으면서 야생 결핵균으로부터 보호됐다. 1921년 두 사람은 이 잠재적인 백신을 그들의 첫 번째 인간 환자, 즉 엄마가 결핵에 걸려 막 숨진 아기에게 실험했다. 효과가 나타났고 그 결과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한 것이 바로 칼메트-게랭 막대균(BCG) 백신이었다.
칼메트와 게랭은 자신들의 연구가 100년도 더 지난 후에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BCG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속속 나오면서, 정확히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예비 결과가 임상시험에서 입증된다면 치매와 전쟁에서 가장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5500만 명이 치매에 걸렸고, 매년 약 1000만 건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로, 약 60~70%를 차지한다. 뇌 내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베타(Aβ)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세포를 죽이고 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을 파괴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히 무엇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응괴(플라그)를 발생시키는지는 수수께끼지만 여러 증거들이 면역 체계의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어린 시절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또는 곰팡이가 뇌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 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이들 미생물이 우리 신경조직에 침투할 수 있게 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아밀로이드베타는 감염에 대한 단기적인 방어로서 그러한 침입자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다. 만일 미세아교세포(microglia)로 알려진 신경계의 면역세포가 최적으로 작동한다면 칩입자들이 지나간 뒤 그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알츠하이머병의 사례에서 그것들은 오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신경세포 대학살’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염증을 유발한다.
수많은 증거가 이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부검 결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의 뇌는 단순 포진 바이러스와 같은 일반적인 미생물이 서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적으로 이 세균들은 항균성이 입증된 아밀로이드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
이 이론이 맞다면 면역계의 전반적인 기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질병의 발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수십 년 동안 플라크를 제거하는 방법을 연구해온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단 두 가지 신약만 승인했다.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과 레카네맙(상품명 레카비) 둘 다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 항체가 뇌에서 제거되도록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일부 환자에게서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삶의 질 전반의 개선은 종종 제한적이다. 항아밀로이드 항체는 또한 비싸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의 알츠하이머병 연구자인 마크 와인버그 박사는 “저소득 국가에게 엄청난 건강 형평성 격차를 초래할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BCG 같은 기존 백신이 대안이 될까? 그 생각은 억지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십 년에 걸친 연구는 BCG 백신이 그것의 원래 목적을 훨씬 뛰어넘는 놀랍고 광범위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결핵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 이외에도, 그것은 많은 다른 감염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2022년 《미생물(Microorganisms)》에 발표된 임상 실험에서 BCG 백신군은 위약군에 비해 그 후 12개월 동안 호흡기 감염에 걸릴 확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BCG는 방광암의 표준적 치료법으로도 사용된다. 약화된 박테리아가 장기에 전달되면 이전까지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던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면역 체계가 작동하게 된다. 영국 에딘버러대의 리처드 레이더 교수(분자생물학)는 “그것은 무병 회복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놀라운 효과들은 ‘훈련된 면역’이라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진다. BCG 백신 접종을 받고 나면 백혈구를 포함해 우리의 다른 방어들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작은 분자인 사이토카인의 생산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신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신체에 유입되거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겠다고 위협하는 돌연변이 세포의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와인버그 박사는 “알려진 위협뿐 아니라 잠재적인 침입자에 대해서도 대응력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의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된 면역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신체의 방어력을 강화함으로써 병원균이 뇌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건강한 신경조직에 병원균 제거를 위한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뇌 면역세포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더 효과적으로 제거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동물 연구는 몇 가지 잠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BCG로 면역된 실험용 쥐들은 뇌 염증을 감소시켰다. 또 같은 나이의 다른 쥐들이 기억력과 학습에 있어서 꾸준한 감소를 보이기 시작할 때 인지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지만 인간도 마찬가지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히브리대(HUJI) 대학병원의 오퍼 고프리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방광암 치료의 일환으로 BCG 백신 접종을 받거나 또는 받지 않은 1371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비교했다. 그 후 8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은 BCG 접종군에서는 2.4%만 발생한 반면 비접종군에서는 8.9%로 3.7배나 많았다.
2019년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되풀이 검증됐다. 예를 들어 와인스타인 박사의 연구진은 매사추세츠주에서 약 6500명의 방광암 환자의 데이터를 나이, 성별, 민족, 성별에 따라 신중히 비교했는데 BCG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정확한 보호 수준은 연구마다 다르다. 지난해 발표된 메타 분석에 따르면 평균 45%의 위험 감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추가적인 연구로 증명된다면 그 영향은 클 것이다. 고프리트 교수 연구진의 일원인 예루살렘 히브리대의 찰스 그린블랫 교수는 “단순히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2년만 지연시키는 것만으로도 고통과 돈의 엄청난 절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기존 연구는 모두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아직 일반 인구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소아기에 BCG 백신을 맞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BCG의 효과는 수십 년에 걸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발생하기 한참 전이다
그러나 우리는 노년기에 전달되는 다른 백신들의 효과를 조사할 수 있다. 살아있지만 약화된 균을 활용한 생백신인 BCG가 가장 강력한 면역 훈련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다른 백신들도 신체의 방어를 자극할 수도 있다. 독감 백신도 그 하나일 수 있다. 2022년 《노화연구리뷰(Ageing Research Reviews)》에 발표된 이탈리아 팔레르모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소득, 교육, 흡연, 알코올 소비 및 고혈압을 포함한 생활 습관 요인을 통제한 9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독감 백신이 치매 위험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과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미국 드렉셀대 의대의 제프리 라피데스 교수는 “치매에 대한 백신 효과가 타당하고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런 종류의 역학 연구에선 적절하게 설명되지 않은 교란 요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환자에게 적극적 치료제와 위약을 무작위 배정하는 대조시험에서 나올 것이다. 치매는 발병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BCG 또는 다른 백신이 위약과 비교하여 본격적인 알츠하이머병으로부터 예상되는 보호를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몇 년이 걸리게 될 것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질병의 초기 단계를 보여주는 특정한 생체지표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실험 방법을 통해 과학자들은 혈장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수준을 분리하고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합리적인 정확도로 후속 진단을 예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코트 토마스 다우 교수 연구진의 시범 연구는 BCG 주사가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더 높은 위험과 관련된 유전자 변형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혈장 내 아밀로이드 수준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총 49명이 참가해 표본 크기는 작았지만 그것은 면역 훈련이 그 병과 싸우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북돋았다.
와인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백신을 맞았거나 맞지 않은 사람들의 중추신경계를 씻어내는 뇌척수액 샘플을 수집해 훈련된 면역의 효과가 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와인버그 박사는 “BCG 백신 접종 후 이러한 면역세포의 특정 집단에서 병원균에 대한 반응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밝혔다.
와인버그 박사는 “BCG 백신은 안전하고 세계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다른 대안들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그런 점에서 BCG의 보호효과가 약간에 그칠지라도 “비용 효율성 경쟁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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