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대신 타우 공략…부작용 없는 치매 신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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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4-10-30 17:46본문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 약 5600만명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법은 없다.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 이유도 불확실하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운동 기능 저하를 늦추는 치료제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공략하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을 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다. 두 약물 모두 뇌에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각각 지난해 7월과 올해 7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앞서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이 2021년 FDA 승인을 받은 것까지 고려하면 최근 승인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3종 모두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결국은 효능과 부작용의 한계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타라 스파이어-존스(Tara Spires-Jones)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겸 신경과학회장은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대표적인 신경과학자다. 그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며, 뇌질환과 연관이 깊은 시냅스(신경세포 연결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시냅스는 신경 전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로 시냅스에 문제가 생기면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질환이 나타난다.
존스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타우 단백질을 겨냥할 것”이라며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부작용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존스 교수는 강릉에서 열린 KIST 아슬라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신약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아리아)’이라고 불리는 부작용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아리아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혈관 벽이 손상돼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뇌출혈, 뇌부종이 대표적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할 때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血腦障壁·Blood Brain Barrier)을 손상시켜 체액이 뇌 조직으로 유입되는 것이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로 키순라의 임상시험 참가자 중 아리아 증상을 겪은 비율은 36.8%에 달하며 한계가 드러났다. 가짜 약을 복용한 사람 중 아리아 증상이 나타난 비율은 14.9%로 2배 이상 차이났다.
존스 교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혈관을 따라 존재하고, 세포 바깥에 존재하는 만큼 혈관과 뇌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의 양이 알츠하이머병 증상과 상관관계가 적다는 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아밀로이드 베타 대신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궁극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우는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포 내부에 쌓이면서 인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존스 교수는 “타우 단백질의 이동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며 “타우 단백질이 세포 안에 있어 제거가 더 어렵지만, 효능은 우수하고 부작용은 적어 상용화된다면 파급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지난 7월 타우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과 일본 공동 연구진은 이달 초 타우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효과를 가진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저마다 알츠하이머병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과제)에 타우 단백질 표적 약물을 추가했다. 에자이는 지난 6월 타우 단백질 표적 신약 개발을 선언하면서 2030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동아에스티(74,200원 ▼ 1,100 -1.46%), 아델 등이 타우 단백질 표적 신약을 개발 중이다.
다만 실제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았다. 워낙 연구가 초기 단계에 있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존스 교수는 “동물실험에서는 충분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지만, 아직 사람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최근 신경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뇌질환 정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놨다. 존스 교수는 “타우 단백질 외에도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미세아교세포, 성상세포를 통한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며 “이들은 파킨슨병, 루게릭병(ALS) 같은 다른 뇌질환과도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신경과학은 뇌질환뿐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신경과학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존스 교수는 “정신 건강 문제를 포함한 신경 질환은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이 겪고 있다”며 “신경과학의 발전은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공략하는 알츠하이머병 신약을 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다. 두 약물 모두 뇌에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레켐비와 키순라는 각각 지난해 7월과 올해 7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앞서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이 2021년 FDA 승인을 받은 것까지 고려하면 최근 승인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3종 모두가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결국은 효능과 부작용의 한계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타라 스파이어-존스(Tara Spires-Jones)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겸 신경과학회장은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대표적인 신경과학자다. 그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며, 뇌질환과 연관이 깊은 시냅스(신경세포 연결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시냅스는 신경 전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로 시냅스에 문제가 생기면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질환이 나타난다.
존스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타우 단백질을 겨냥할 것”이라며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부작용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존스 교수는 강릉에서 열린 KIST 아슬라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신약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아리아)’이라고 불리는 부작용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아리아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혈관 벽이 손상돼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뇌출혈, 뇌부종이 대표적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할 때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血腦障壁·Blood Brain Barrier)을 손상시켜 체액이 뇌 조직으로 유입되는 것이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로 키순라의 임상시험 참가자 중 아리아 증상을 겪은 비율은 36.8%에 달하며 한계가 드러났다. 가짜 약을 복용한 사람 중 아리아 증상이 나타난 비율은 14.9%로 2배 이상 차이났다.
존스 교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혈관을 따라 존재하고, 세포 바깥에 존재하는 만큼 혈관과 뇌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의 양이 알츠하이머병 증상과 상관관계가 적다는 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아밀로이드 베타 대신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궁극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우는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포 내부에 쌓이면서 인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존스 교수는 “타우 단백질의 이동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며 “타우 단백질이 세포 안에 있어 제거가 더 어렵지만, 효능은 우수하고 부작용은 적어 상용화된다면 파급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지난 7월 타우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과 일본 공동 연구진은 이달 초 타우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효과를 가진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저마다 알츠하이머병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과제)에 타우 단백질 표적 약물을 추가했다. 에자이는 지난 6월 타우 단백질 표적 신약 개발을 선언하면서 2030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동아에스티(74,200원 ▼ 1,100 -1.46%), 아델 등이 타우 단백질 표적 신약을 개발 중이다.
다만 실제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았다. 워낙 연구가 초기 단계에 있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존스 교수는 “동물실험에서는 충분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지만, 아직 사람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최근 신경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뇌질환 정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놨다. 존스 교수는 “타우 단백질 외에도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미세아교세포, 성상세포를 통한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며 “이들은 파킨슨병, 루게릭병(ALS) 같은 다른 뇌질환과도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신경과학은 뇌질환뿐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신경과학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존스 교수는 “정신 건강 문제를 포함한 신경 질환은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이 겪고 있다”며 “신경과학의 발전은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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